영국의 청동기와 켈트 브리튼의 형성 [영국의 역사 시리즈 2]

스톤헨지 이후, 브리튼에 찾아온 청동기 시대의 변화


영국의 청동기 문화는 유럽 대륙에서 발전한 청동기 문화가 브리튼 섬으로 전해지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스톤헨지를 건설하던 시대의 사람들 역시 유럽 대륙에서 건너온 집단이었지만, 기원전 약 2500년 무렵 또 한 차례 중요한 인구 이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오늘날의 네덜란드와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럽 대륙의 사람들이 브리튼 섬으로 이동해 정착하게 되는데, 이들은 흔히 **비커 문화(Beaker culture)**를 형성한 집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새로운 집단은 점차 섬의 사회적 주도권을 잡게 되었고, 기존 주민들과 섞이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구성이 크게 변화하게 됩니다.

이들과 함께 브리튼 섬에는 중요한 기술 변화가 들어오게 됩니다. 바로 금속 기술의 도입입니다. 청동으로 만든 무기와 도구, 금속 장식품, 그리고 이전과 다른 새로운 매장 문화가 등장하면서 사회 구조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부터 부족을 이끄는 지도자와 전사 계층이 형성되며 사회적 계층 구분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유물이 바로 **에임즈버리 궁수(Amesbury Archer)**의 무덤입니다. 스톤헨지 근처에서 발견된 이 무덤에서는 청동기 무기와 장신구들이 함께 발견되었는데, 당시 매우 부유하고 높은 지위를 가진 전사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연구 결과 그는 유럽 대륙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당시 브리튼이 이미 대륙과 활발히 연결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철기 시대와 켈트 문화의 등장


시간이 지나 기원전 약 800년 이후 철기 시대가 시작되면서 또 다른 중요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이번에는 유럽 중부 지역에서 발전한 켈트 문화와 켈트 언어가 브리튼 섬으로 전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켈트 문화는 이미 브리튼에 정착해 있던 선사시대 주민들과 청동기 시대 이주민들과 섞이며 새로운 사회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시기의 브리튼을 우리는 흔히 **켈트족의 브리튼(Celtic Britain)**이라고 부릅니다.

켈트 언어는 오늘날 웨일즈어, 스코틀랜드 게일어, 아일랜드어 등의 조상이 되는 언어로, 훗날 등장하는 영어와는 전혀 다른 계통의 언어입니다. 영어가 게르만어 계통에 속하는 반면, 켈트어는 유럽 중부에서 발전한 언어 문화에 속합니다.

켈트족은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부족 단위 사회를 형성했습니다. 이 사회에는 종교와 의식을 담당하던 **드루이드(Druid)**라 불리는 사제 계급이 존재했고, 자연 숭배와 다양한 의식, 구전 전통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기록 문자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의 생활을 직접 보여 주는 문헌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또한 켈트 사회는 하나의 통일 국가가 아니라 여러 부족이 나뉘어 존재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이후 로마 제국이 침입했을 때 상대적으로 정복이 쉬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켈트족이 남긴 유적과 문화

켈트족은 거대한 석조 건물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사회를 보여 주는 유적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언덕 요새(Hillfort)**입니다.

이 요새는 언덕 위에 흙으로 거대한 성벽을 쌓고 그 내부에 부족 공동체가 거주하던 형태로, 평상시에는 마을 역할을 하고 전쟁 시에는 방어 거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도싯 지역의 메이든 캐슬(Maiden Castle)과 햄프셔의 데인버리(Danebury)는 이러한 언덕 요새의 대표적인 사례로, 당시에는 거대한 부족 도시와 같은 규모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또한 켈트 문화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뛰어난 금속 공예 기술입니다. 토크(torc)라 불리는 목걸이, 청동 방패, 철검, 그리고 다양한 장신구들이 발견되는데, 동물 문양과 곡선 형태, 복잡하게 얽힌 패턴을 사용해 자연과의 연결을 상징하는 독특한 예술 양식을 보여 줍니다. 이러한 켈트 디자인은 오늘날에도 장식과 예술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켈트 사회는 목재와 흙을 중심으로 생활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구조물이 사라졌지만, 웨일즈,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에 남아 있는 언어와 문화 속에는 여전히 켈트 문화의 흔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로마의 브리튼 정복

부족 단위로 나뉘어 있던 켈트족의 브리튼은 곧 새로운 제국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강력한 세력이 이 섬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브리튼 섬을 정복하게 되는 로마 제국의 등장과 그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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