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추석때 마다 가정예배에서 부르시던 노래

추석마다 부르던 노래

아버지가 추석마다 가정예배에서 부르시던 노래가 있습니다.
이제는 교회에서 그 찬송이 나오면
저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눈물만 주룩주룩 흘리게 됩니다.

아버지가 쓰러지시기까지
참 많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아버지가 쓰러지신 뒤에야
저는 아버지가 삶 속에서 안고 살아오셨던
그림자를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정말 예배드리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어머니와 두 분이서 교회에 가는 것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블로그를 평생 버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여기에 쏟아 놓았고,
아니, 쏟아 버리고 있으니까요.

혹시라도 누군가
조금 주책맞다고 생각하신다 해도
부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거실의 자리, 아침의 빛

추석 아침, 가정예배를 드릴 때면
아버지는 늘 거실 베란다 쪽에 앉으셨습니다.
아버지 오른쪽에는 동생이,
왼쪽에는 어머니가,
그리고 저는 아버지 맞은편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침 햇살이 들어와
아버지의 등 뒤를 비추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아버지는 솔직히
음치에 박자도 잘 못 맞추셨습니다.
그런데 아시잖아요.
음치인 사람들일수록
가사를 정말 열심히 부른다는 것.

아버지도 그러셨습니다.
한 음 한 음은 틀려도
가사는 놓치지 않으려고
끝까지 따라 부르셨습니다.


아버지의 사연

아버지에게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교회에 가려고 하지 않으셨고,
그 사실이 아버지에게는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할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에
아버지는 오랜 시간 교회에 나가지 못하셨습니다.
신앙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버지 나름의 방식으로
아버지를 향한 마음을 지키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아버지는 가정예배를 유난히 좋아하셨습니다.
그 찬송이 나오면
의자에 앉아 가사를 눈으로 따라가며
정말 열심히 부르셨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도 제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국의 뉴욕, 중국 근대사의 아픔을 품은 상하이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도시 역사 시리즈 3]

도쿄 행정 구역(간략한 정리) [행정 구역, 시리즈 1]

일본 행정구역(간략한 정리 -도도부현)